2023.03.14 DRAM, NAND 추가 공급조절을 기대하는 이유(반도체 재고)
[대신증권 위민복] 반도체 : 겨울에 사서 돈잔치에 팔아라

메모리 업체별 공급 조절 전략 


1. 삼성전자 : ‘감산’ 키워드만 없었을 뿐, 공급조절에 동참 중 


투자자의 입장에서 감산을 기대하는 이유는 공급이 수요보다 부족해지고 수급 균형이 공급자 우위로 전환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수급 균형 관점에서는 공급이 기존 계획 대비 줄어드는 한, 자연적 감산과 인위적인 감산의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은 기본적으로 주주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나, 공개적인 콜의 특성상 필연적으로 다른 청중도 참석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정부 관계자나 경쟁사가 있고, 동사는 정부 관계자에게는 ‘투자를 축소하지 않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국가 경제에 기여할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경쟁사에게 역시 ‘우리는 감산을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을 방어하고자 한다면 추가적인 감산을 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을 것이다. 컨퍼런스콜 전체를 통틀어 ‘감산’과 ‘투자 축소’라는 용어를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점, 그리고 동사의 고위 경영진이 모든 공개적인 행사에서 일관적으로 투자를 유지한다는 기조를 강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사는 상반기까지 P3 신규 라인의 일정 수준 조업도를 확보할 수 있을 만큼의 장비가 입고된 후부터는 1znm → 1anm 이상으로의 전환(해당전환은 오히려 B/G를 감소시킴)을 제외한 DRAM향 투자는 24년으로 이연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는 23년 메모리 Capex가 전년과 유사한 수준(22년은 약 32조원 수준으로 추정)일 것이라고 발표하였으나, 해당 시점 이후로부터 반도체 업황이 더 악화된 점을 감안 시 메모리향 Capex는 30조원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자연적 감산’의 영향으로 동사의 DRAM 생산량은 기존 계획 대비 10%p 수준 감소로 추정된다. 한편 평택 P3에 일정 수준 조업도가 달성되는 시점인 하반기부터는 공급 조절 행렬에 더욱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NAND에서는 감산을 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 NAND 업계는 아직 6개의 업체가 존재하여 중장기적으로 추가 Consolidation이 발생해야 안정적인 수익 증대를 기대할 수 있는 시장이다. 금번 싸이클에서 경쟁사를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것은 어렵더라도, 투자 여력을 훼손시키는 것만으로도 이후 싸이클에서 퇴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2. SK 하이닉스 : 조달과 함께 투자 추가 축소 전망


SK하이닉스의 23년 Capex는 8조원 이하 수준일 것으로 전망한다. 동사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23년 Capex 규모를 22년 Capex(약 19조원) 대비 50% 이상 감소시키는 것으로 발표하였으며, 해당 언급으로 예상 가능한 수준은 9.5조원 수준이나 업황의 추가적인 악화로 1anm로의 전환을 위한 투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투자가 중단될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한 숫자이다.


투자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동사의 제한적인 현금 여력 때문이다. 22년 말 SK하이닉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5조원 수준이며, 1분기 중 사채를 통해 약 4.4조원을 조달하였으나 1분기에는 4조원에 달하는 적자 규모로 EBITDA가 (-)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적인 조달을 통한 현금 확보도 필요하겠으나, 하반기 수요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이연 가능한 투자는 모두 이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


미국에서 발행한 회사채와 국내에서 발행한 회사채 모두 수요가 양호하였기 때문에, 동사가 설비투자를 8조원 수준으로 집행하고 채권 등으로 추가적인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상증자나 Cash Cost 이하에서의 DRAM 판매 리스크는 해소된 것으로 판단한다.


동사는 저수익성/legacy 제품 위주로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고 있다고 발표하였으며, 구체적인 규모는 제시하지 않았으나 마이크론과 비슷한 수준으로 DRAM/NAND 각각 20%씩 감소시키는 중으로 추정된다


3. Micron : 현금을 보유해야 하는 이유 (Feat. WDC, Kioxia)


마이크론 역시 기존 발표한 수준 이상의 감산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22년 11월말 분기 기준 동사는 USD 10.2B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해당 분기 중 조달한 USD 2.3B을 포함한 수치로 SK하이닉스 대비 상대적으로 높으나, 이후 NAND업체의 인수 가능성을 대비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기보다는 현금을 지속 보유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Kioxia와 Western Digital이 합병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상태이다. 두 기업은 이미 합작 법인을 통해 생산 시설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합병에 따른 원가절감(규모의 경제를 통한 고정비의 분산효과)은 발생하지 않는다. 두 업체의 IPO 흥행 실패는 역설적으로 타 메모리 업체의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IPO 실패 시 해당 주체를 인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기업은 사실상 마이크론밖에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NAND 시장 내 점유율은 Western Digital+Kioxia가 33%, 삼성전자 35%, SK하이닉스 17%, 마이크론 12%다. 합산해서 50% 이상의 점유율이 나오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인수를 위한 반독점 심사가 승인될 가능성이 극히 낮다. 마이크론은 낮은 시장점유율로 인해 시장 Consolidation이 발생하더라도 Organic Growth만으로는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어려우며, 이는 타 업체 대비 원가경쟁력이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M&A를 통해 규모의 경제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하여 현금 보유량을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4. Kioxia 와 Western Digital : 선제적 NAND 감산


Kioxia는 이미 22년 9월 발표를 통해 10월부터 웨이퍼 투입량를 30% 감소시킨다고 발표하였으며, Western Digital 역시 23년 1월에 NAND 생산을 30% 감소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두 기업이 다른 업체들보다 먼저 감산을 발표한 이유는 NAND 제품 가격이 현금원가에 더 빠르게 도달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DRAM 대비 과점화가 덜 진행된 NAND 시장의 특성상 영업이익률이 DRAM 대비 낮을 수밖에 없고, 가격 하락은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단 Storage 제품 특성상 DRAM 대비 가격탄력성이 높기 때문에, 가격 회복이 시작되는 시점은 DRAM보다 이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반도체가 중요 국가적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어, 두 업체의 Cash Burn이 지속되더라도 완전한 파산에 이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상된다. 위기에 달하기 전에 미국과 일본 정부의 자금 수혈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해당 결정으로 인해 수혈되어야 하는 규모는 수 조원 규모에 달할 것이며, 단기간에 결정되기 어렵다. 해당 시점까지는 투자 축소와 감산이 진행될 수밖에 없으며, 공정 전환을 위한 투자가 지연될수록 두 기업의 원가 경쟁력과 점유율이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Scenario별 재고 분석 - 하반기 재고 정상화는 Best Case 에서도 불가능 


재고를 분석하는 방식은 여러 기준이 존재하며, 절대적인 재고 금액, 제품 재고 금액, 용량 기준 절대량, 재고 주수 등이 있다. 과거 싸이클을 기준으로, 재고 피크 전후 한 개 분기 주가가 바닥을 형성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업계에서 현 수준의 감산만 유지 하더라도 재고의 피크는 2분기로 예상되며, 이는 현 시점부터 적극적인 매수를 추천하는 다른 이유


당사 수요 가정을 Base Case로, Best Case와 Worst Case 시뮬레이션 시 Best Case인 하반기 수요의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는 경우라도 업체들의 재고 수준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경기 침체를 가정한 Worst Case서는 업체들의 실적이 더욱 악화되면서, 공급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재고 수준이 23년말에는 Base Case 대비 더 높으나 24년은 더욱 빠르게 축소되는 모습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23년 Worst Case 발생 시 오히려 24년 실적 개선은 더욱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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